[디 애슬레틱] 과르디올라가 떠난다면, 마레스카가 맨시티 유산 계승할 최적의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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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과르디올라가 떠난다면, 마레스카가 맨시티 유산 계승할 최적의 후보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19/9292681900_340354_266242b6852f8da9b1fa6a0eebd518c8.png)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경기 중 터치라인에 서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엔초 마레스카 감독
그간 후계자들의 면면은 늘 명확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티토 빌라노바는 감독직에 오르기 전 4년 동안 수석 코치로 재임했다. 과르디올라의 과거 미드필더 파트너이자 바르셀로나 B의 후임자였던 루이스 엔리케 역시 그 철학을 충실히 이어갔다. 계보가 잠시 끊겼던 4년의 공백기 이후,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아이디어를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완벽하게 구현했던 차비 에르난데스와 함께 다시 본연의 흐름으로 복귀했다.
독일에서의 임기가 끝난 지 8년이 지난 바이에른 뮌헨조차 뱅상 콤파니를 선임하기에 앞서 과르디올라의 검증을 거쳤다. 콤파니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3년 동안 주장을 맡았으며, 강등된 번리에서도 과르디올라의 원칙에 뿌리를 둔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점이 선임의 근거가 되었다.
이제 제자들이 스승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요한 크루이프의 가르침을 계승했듯, 자신의 신념을 다음 세대에 전수할 제자들을 직접 양성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단 한 가지 의문만은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 과르디올라가 맨시티를 떠날 때, 과연 누가 그 왕좌를 이어받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시점마다 그 양상은 후계 구도의 정석을 따르는 듯 보였다. 로돌포 보렐, 도메네크 토렌트, 후안마 리요는 과르디올라가 의지했던 베테랑 조력자들이었지만, 실제 후계자는 갈망이 가득한 젊은 세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미켈 아르테타와 엔초 마레스카는 일찍이 발탁되어 교육받으며 큰 무대를 준비해 온 야심 찬 젊은 인재들이었으며, 콤파니는 선수 시절부터 이미 감독직이 예정된 것처럼 보였던 주장이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맨시티에 머물게 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에서 소화한 9년, 558경기는 바르셀로나 성인 팀이나 바이에른 뮌헨 시절 임기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긴 시간이다. 이로 인해 잠재적 후계자들은 결국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게 되었다. 아르테타는 2019년 아스날로, 콤파니는 2022년 번리로, 마레스카는 2023년 레스터 시티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제 그 기다림도 끝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이 과르디올라의 맨시티 사령탑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로 과르디올라가 사임할 경우 유력한 차기 후보는2022-23시즌 맨시티 코치진의 일원이었던 마레스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켈 아르테타와 뱅상 콤파니가 구단에 재직할 당시, 맨체스터 시티 내부에서는 두 사람 모두 언젠가 지휘봉을 잡을 능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들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축구에 대한 맹렬한 집착과 세밀한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전문 코치 선임이나 데이터 분석 등 과르디올라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었던 분야까지 포함해 현대 축구단 운영의 모든 측면을 끊임없이 학습해 왔다.
아르테타는 과르디올라 밑에서 3년 반 동안 코치로 활동했기에 연속성 측면에서 최적의 선택지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아스날의 수장으로서 맨시티의 플레이 방식에 도전하며 리그의 특성과 일정을 완벽히 파악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르테타는 과르디올라의 원조 레시피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아르테타가 이끄는 아스날은 공격적인 화려함보다는 탄탄한 수비 기반이 더 큰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 다른 변수는 그동안 변화한 주변 상황이다. 아르테타는 아스날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으며, 지난 3년간 양 팀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여온 라이벌 관계임을 고려할 때 그의 맨시티행은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만한 파격적인 행보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콤파니는 정작 과르디올라 밑에서 코치직을 수행하거나 맨시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적이 없다. 경기장 밖에 동상이 세워져 있을 만큼 구단의 레전드이자 현대 맨시티 전성기를 상징하는 인물이지만, 현재 그는 유럽 정상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의 재건을 이끌고 있다. 지금의 상승 궤도를 버리고 옛 스승의 업적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선택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우며, 이를 위해서는 바이에른 뮌헨의 협조도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맨시티에 두 차례 합류했다가 각각 2021년(파르마)과 2023년(레스터 시티)에 팀을 떠났던 마레스카는 상대적으로 더 현실적인 영입 목표가 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모든 감독 중, 지난 18개월간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에 이식한 플레이 방식은 적어도 근본적인 측면에서 과르디올라의 방식과 가장 흡사하다. 느린 템포의 빌드업, 의도적인 전술 패턴, 강력한 압박이 그 예다. 마레스카 감독은 스승의 시선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전술가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해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모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혼돈"이라고 밝히며, "포지셔닝에 입각한 전술 아이디어는 선수들에게 더 나은 경기 시야와 공간, 그리고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르디올라의 전술 매뉴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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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평소 엔초 마레스카 감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아 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유산을 누구에게 맡길지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27년 장기 집권이 끝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겪은 빈번한 감독 교체와 방향성 상실을 지켜본 과르디올라에게, 마레스카 같은 독실한 추종자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퍼거슨 경의 장기 집권을 높게 평가해 왔으며, 올드 트래포드의 12년 쇠퇴와 아르센 벵거 이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 겪었던 표류를 보며 철학의 상실이라는 비극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과거 퍼거슨 경은 비록 전력은 약해졌을지언정 마지막 우승을 거둔 팀을 남기고 떠났다. 지난 1년간 팀의 핵심 자원들을 잃은 뒤 선수단을 재편 중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현재 상황 역시 이와 유사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만약 맨시티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별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단 개편과 치열한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이번 우승이 그의 커리어 중 가장 인상적인 성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마레스카 감독에 대해 묻지 않았음에도 먼저 찬사를 보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마레스카는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며, "그를 아주 잘 알지만, 그가 첼시에서 거둔 성과는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 험난한 리그에서 젊은 팀을 이끌고 클럽 월드컵과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고, 다른 감독들이 고전했던 첼시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단순한 모방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 마레스카 감독은 첼시에서 독특하게 구성된 젊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 팀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임무를 맡아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젊은 선수로 재편 중인 현재의 맨시티 선수단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지표다.
또한 마레스카 감독은 맨시티의 U-21 팀인 EDS를 1년간 이끌며 콜 파머, 니코 오라일리, 오스카 밥 등을 지도해 프리미어리그 2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1군 훈련장과 아카데미가 인접한 에티하드 캠퍼스 시스템에 정통하며, 이 시스템은 이미 시대에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 수뇌부와 항상 뜻이 맞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맨시티를 소유한 시티 풋볼 그룹(CFG)은 그가 생태계와 승리 공식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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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맨시티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엔초 마레스카와 펩 과르디올라
하지만 연속성의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마레스카가 코치로서 보좌했던 트레블 멤버 중 현재 맨시티에 남은 선수는 슈테판 오르테가, 존 스톤스, 베르나르두 실바 등 8명뿐이며, 이 중 3명은 내년 여름 계약이 만료된다. 또한 마레스카의 첼시는 과거 맨시티의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정작 과르디올라의 현재 맨시티는 이번 시즌 더 빠르고 다이렉트한 스타일로 변모했다.
맨시티에 필요한 것이 과르디올라의 가까운 친척 같은 전술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출발인지는 여전히 논쟁 거리다. 그동안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치키 베히리스타인 전 단장, 페란 소리아노 CEO로 이어지는 바르셀로나 트리오가 그들의 학파에서 후계자를 선택해 왕조를 이어갈 것이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베히리스타인 단장의 사임 소식은 과르디올라의 미래에 어두운 전조가 되었다. 강력했던 권력의 삼각형이 무너졌고, 후임인 우구 비아나가 연착륙한다 하더라도 지난 17년간 과르디올라와 베히리스타인이 공유해 온 유대감을 완벽히 재현하기는 불가능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마지막 순간에 잔류를 선택할 이유를 찾아내곤 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퇴장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이번이 과르디올라의 10년 차이자 마지막 해가 된다면, 그는 위르겐 클롭처럼 시즌 중반에 사임을 발표할 것인가, 아니면 우승 경쟁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침묵할 것인가? 혹은 마음을 바꿀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 할 것인가? 전 세계 축구계의 시선이 그의 입에 쏠리고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896755/2025/12/18/pep-guardiola-maresca-manchester-city-legac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