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마레스카 감독의 작심 발언, 그 배경과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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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마레스카 감독의 작심 발언, 그 배경과 의문점](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18/9288586930_340354_948da12200c2996c5aac99e407c6e73f.png)
첼시의 엔초 마레스카 감독
에버튼전 직후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돌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지 며칠이 지났지만, 그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카디프 시티를 3-1로 꺾고 카라바오컵 4강에 진출한 승리가 마레스카 감독의 기분을 풀어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경기 직후 무참히 깨졌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멀티골과 페드루 네투의 득점은 리그 1 소속 카디프의 저항을 잠재웠지만, 지난 며칠간 이어진 논란까지 잠재우지는 못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수개월 만에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원정 팬들 앞에서 미소를 보였으나, 취재진과의 인터뷰 자리에서는 사색이 된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가 너무 침울해 보이자 한 기자는 4강 진출이 진심으로 기쁘지 않은지 묻기도 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주말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커리어 최악의 48시간을 보냈다"고 불만을 토로한 이후, 구단 수뇌부나 구단주 중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밝히며 질의응답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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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에서 열린 첼시의 카라바오컵 8강전 승리를 지켜보는 엔초 마레스카 감독과 대니 워커 코치
이러한 태도는 마레스카 감독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만 증폭시켰다. 본지는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다수의 내부 소식통과 접촉했으며, 이들은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관계 보호를 위해 모두 익명을 요청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지난 토요일 에버튼전 2-0 승리 직후 열린 통상적인 기자회견에서 마레스카 감독은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내 커리어 사상 최악의 48시간을 보냈다"고 밝히며 자신과 선수단에 대한 지원 부족을 언급했다.
마레스카 감독의 이러한 반응은 취재진의 날 선 질문에 자극받아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말로 귀스토의 활약에 대한 단순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비판의 대상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며 "팬들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마레스카 감독과 첼시 수뇌부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지난 월요일 카디프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마레스카 감독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하거나 후회를 표명하지 않았다.
평소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경기 직후 마레스카 감독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점을 고려할 때, 에버튼전 이후는 물론 카디프전 승리 후에도 소통이 없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단 측과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마레스카 감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아니다. 어제도 말했듯이 에버튼전 다음 날부터 바로 카디프전 준비에 집중했다. 지금 버스에서는 (다가오는 토요일 맞대결을 위해)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영상을 볼 예정이다. 그들(구단 수뇌부) 중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 예상된 일이었나
지난 토요일 오후 마레스카 감독의 발언에 놀란 것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뿐만이 아니었다. 본지와 접촉한 한 첼시 내부 소식통은 마레스카 감독이 "감격적인 승리 이후 감정적으로 반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첼시 소식통들과 추가로 대화를 나눠본 결과, 구단 내부에서도 그의 돌발 발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은 지난 이틀 동안 마레스카 감독의 이러한 불만 표출을 유발할 만한 별다른 사건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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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튼전 승리 후 제스처를 취하는 엔초 마레스카 감독
마레스카는 왜 작심 발언을 쏟아냈나
이는 매우 타당한 의문이지만, 마레스카 감독은 지금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구체적인 이유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첼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구단 측 역시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혹은 그가 누구를 겨냥해 발언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레스카 감독은 자신의 입장에서는 이미 상황이 종료됐다고 강조했으나, 이를 둘러싼 억측은 필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팬들의 비판이 마레스카 감독 분노의 원인이었나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토요일 "나는 팬들에게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며 팬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현재 첼시 팬덤은 마레스카 감독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확연히 갈려 있는 모양새다. 에버튼전 이전에 있었던 리즈 유나이티드전(1-3 패), 본머스전(0-0 무), 아탈란타전(1-2 패)의 실망스러운 결과와 경기력 탓에 소셜 미디어상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마레스카 감독은 바르셀로나전 3-0 대승을 지휘하고, 프리미어리그 선두 아스날을 상대로 약 1시간 동안10명으로 싸우면서도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찬사를 받았다.
본지를 포함한 언론 역시 앞선 3경기의 첼시 경기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이는 정당한 비판이었다. 만약 마레스카 감독이 이러한 대우에 불만이 있었다면 금요일이나 토요일, 혹은 월요일에 충분히 언급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월요일 인터뷰에서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며 "당신들 모두에게 짜증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축구계 내부의 일부 특정 인물들에게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구단 내부에서 무언가 일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첼시 소식통들은 이번 사태를 촉발할 만한 어떠한 충돌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카라바오컵에서 순항하며 구단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비록 최근3경기가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더라도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뀔 상황은 아니다. 첼시는 지난 시즌 12월부터 2월 말 사이, 승점 30점 중 단 9점 획득에 그치고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게 패해 FA컵에서 탈락하는 등 훨씬 더 심각한 부진을 겪었을 때도 마레스카 감독에게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지난 월요일 취재진이 구단주들과의 관계에 대해 묻자 마레스카 감독은 "괜찮다. 좋다"라고 답했다. 예전만큼 관계가 좋으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디프전 종료 후 선수들과 함께 원정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따뜻하게 교감하는 그의 모습은, 그의 분노가 향하는 곳이 다른 곳임을 다시 한번 시사한다.
구단 내부에 갈등 요소가 있나
구단 운영 방식은 마레스카 감독이 부임한 지난 2024년 6월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다.
첼시의 의사 결정 구조는 리버풀과 유사하다. 이적 시장을 포함한 구단 전략은 스포츠 디렉터들이 주도한다. 스탬포드 브릿지에는 총 5명의 디렉터가 있지만, 폴 윈스탠리와 로렌스 스튜어트가 핵심 책임자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이적 관련 정보를 공유받지만, 그의 주된 역할은 어디까지나 코칭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여름 이적 시장 당시, 수비수 리바이 콜윌이 전방십자인대(ACL) 파열로 시즌 아웃에 가까운 장기 부상을 당하자 마레스카 감독은 센터백 영입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다수의 첼시 소식통이 본지에 전한 바에 따르면, 가용 가능한 센터백 자원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 요청은 거절당했다. 지난주 본지는 첼시가 유망주 조시 아체암퐁의 성장 기회를 막고 싶지 않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식통들은 해당 사안은 이미 오래전에 매듭지어진 문제이며,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마레스카 감독이 경기 후 스포츠 디렉터진과 사후 미팅을 갖는 것은 관례적인 일이다. 이는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표준 절차다.
첼시는 당초 마레스카 감독의 부임 2년 차 시즌이 끝나는 내년 여름,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 계획 역시 변함이 없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월요일 이번 해프닝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으며, 첼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구단 역시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체력 관리 정책이 문제일까
마레스카 감독은 잦은 선발 라인업 변화와 경기 중 선수 교체로 인해 팬들과 언론의 집중적인 검증을 받아왔다. 본지는 아탈란타전 패배 이후 이러한 로테이션 정책을 다소 완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이것이 구단 의료진이 주도하고 마레스카 감독을 포함한 구단 구성원 모두가 지지하는 치밀한 전략이라는 점은 인정한 바 있다.
첼시는 이 정책이 리스 제임스처럼 부상 이력이 있는 선수들의 꾸준한 출전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반의 부상을 방지하고 시즌 막판까지 선수들이 최상의 체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적은 없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이 항상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승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 그에게 힘겨운 과제임이 틀림없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마레스카 감독의 작심 발언, 그 배경과 의문점](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18/9288586930_340354_592d0507f65bff9deccaaef64c9c47cd.png)
체력 관리를 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 중인 첼시 선수단
또 다른 갈등 요인은 무엇인가
첼시 사령탑은 엄청난 중압감을 견뎌야 하는 자리다. 게다가 마레스카 감독이 지난 시즌 거둔 성과들로 인해 팬들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다.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첼시를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시켰고,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와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그러나 구단 내부적으로는 지난 5월 마레스카 감독에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의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더 오랫동안 우승 경쟁을 펼치고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첼시는 3개의 컵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원했다. 현재 첼시는 카라바오컵 4강에 진출한 상태이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찰튼 애슬레틱과 FA컵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마레스카의 계약 상황은 어떤가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당시 2029년까지 계약을 체결했으나, 여기에는 구단이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10월 에이전트를 교체했으며, 현재는 거물급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가 그를 대리하고 있다.
클럽 월드컵 우승에도 왜 재계약은 없었나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1년 차에 불과했다.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구단이 감독과 재계약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례로 올해 초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끈 아르네 슬롯 감독 역시 아직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안받지 못했다. 슬롯 감독의 계약은 2027년에 만료된다.
반면 첼시는 지난 8월, 폴 윈스탠리와 로렌스 스튜어트 스포츠 디렉터의 성과를 보상하기 위해 그들의 임기를 2028년에서 2031년까지 연장했다. 조 쉴즈(영입 및 인재 담당)와 샘 쥬얼(글로벌 영입 담당) 또한 계약 기간 3년 연장과 함께 스포츠 디렉터 직함으로 승진했다.
이들 4명의 계약 기간은 마레스카 감독보다 단 1년 더 길 뿐이다(마레스카 감독의 연장 옵션이 발동될 경우). 따라서 양측의 계약 조건에 엄청난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894170/2025/12/17/chelsea-enzo-maresca-outburst-explain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