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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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By Oliver Kay

 

Jan. 30, 2026 2:12 pm

 

 

2024년 여름 총선이 소집되었을 때, 영국은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수많은 스캔들과 내부 분열로 무너진 보수당 정부는 거센 대중적 반발에 직면했다. 모든 여론조사는 14년간 야당이었던 노동당의 압승을 가리키고 있었다.

 

 

 

6주간의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노동당의 수장 키어 스타머는 신중함의 화신과도 같았다. 그가 이전에 내세웠던 대담한 공약 중 일부는 선거 공약집에서 제외되었고, 다른 공약들은 수위가 조절되었다. 대중을 향한 발언이 갈수록 신중해지자, 정치 평론가들은 그의 방식을 박물관의 매끄러운 바닥 위로 "명나라 자기"를 옮기는 사람에 비유했다. 이는 오로지 도자기를 받침대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과업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의미했다.

 

 

 

스타머의 전략은 적중했다. 그의 선거 운동이 대중의 마음을 깊게 사로잡지는 못했을지 모르나, 그는 1997년 노동당의 압승 이후 영국에서 가장 큰 의석수를 확보했다. (당시 로이 젠킨스 전 노동당 장관은 토니 블레어와 관련해 "명나라 자기"라는 비유를 처음 사용한 바 있다.)

 

 

 

투표함 앞에서 여러 번 충격을 겪었던 정당의 입장에서 볼 때, 위험을 피하며 안전하게 임하는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스타머가 아스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정기적으로 방문할 때마다, 그는 아스날의 전술에서 그 "명나라 자기" 전략의 편린을 발견할 것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 하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초기 두 시즌(2022-23, 2023-24)의 자유분방했던 축구는 더 무자비하고 진지하며 실용적인 방식으로 변모했다. 모험과 창의성은 줄어들었으며, 상대의 기를 꺾고 세트피스로 제압하거나 상대의 힘을 빼놓는 소모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것보다, 마치 선거 전략가가 경합 지역구를 공략하듯 미세한 이점들을 챙기는 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이번 시즌 아스날의 실용적인 우승 도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누구나 우승을 차지하는 시즌은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날아가는 것과 같다고 상상하며, 실제로 가끔은 그러할 때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승리한 선거 운동이나 미끄러운 바닥 위로 명나라 자기를 옮기는 일처럼 종종 더 단조롭다. 방법을 찾아내고, 과업을 완수하며,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떠한 경고도, 이변도 없기를 바랄 뿐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었던 아스날은 2003-04시즌 무패 우승 당시 때때로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티에리 앙리의 천재성이 빛을 발했으나, 그 시즌 아스날의 본질은 접전 상황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패배하지 않는 기계와 같은 능력에 의해 정의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이후 20년 동안 수많은 우승팀을 정의해 왔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첼시는 물론, 알렉스 퍼거슨 경 집권 후반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일부 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9-20시즌과2024-25시즌 리버풀의 우승 시즌 역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정체성이었던 헤비메탈 축구보다는 일관성의 미학에 집중한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8개월 동안 아스날의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마치 팀 내에 긴축 정책이 시행된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었다. 2022-23시즌과 2023-24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할 당시 각각 88골과 91골을 기록했던 아스날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69골에 그쳤으며, 득점의 상당 부분을 데드볼 상황에 의존했다.

 

 

 

아스날이 큰 격차로 2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 이러한 우려를 제기했던 이들은 마르틴 외데고르와 부카요 사카의 부상이 창의성을 가로막은 유일한 장애물이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아스날은 여전히 세트피스에 의존하며 다시 한번 정확히69골을 기록할 기세다. 지난 9년간 우승팀의 평균 득점은 92골이다.

 

 

 

동시에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경기당 평균 2골 미만을 기록하고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2015-16시즌 레스터 시티, 2014-15시즌 첼시, 2008-09시즌 맨유, 2005-06시즌 첼시가 이미 이를 증명한 바 있다. 해당 시즌들은 리그 전체적으로 저득점 양상이 뚜렷했으며, 이번 시즌 역시 경기당 득점률이 2.77골로 떨어지며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아스날의 빅토르 요케레스와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기록한 리그 5골이 팀 내 최다 득점이라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맨시티의 엘링 홀란, 브렌트포드의 이고르 치아구, 현재 맨시티 소속인 앙투안 세메뇨 등 단 세 명만이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했을 정도로 득점 가뭄이 심한 시즌이다. 현재 아스날보다 많은 골을 넣은 팀은 맨시티뿐이다. 챔피언스리그로 눈을 돌리면 아스날은 리그 페이즈 8경기 전승과 함께 23골을 몰아치며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2-3 패배 이후 이번 주 아스날을 향해 쏟아진 비판 중 일부는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폴 스콜스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아스날을 향해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중 최악의 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터무니없는 발언에 가깝다. 스콜스가 맨유에서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과 달리 현재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강의 리그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매서운 평가를 내리는 데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아스날은 세트피스 장악력에 크게 의존해 왔다

 

 

아스날의 정신적 나약함에 대한 고정관념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아스날이 우승 경쟁 막바지에 무너졌던 2022-23시즌의 모습뿐만 아니라, 아르센 벵거 감독 집권 후반기 압박감 속에서 습관적으로 무너졌던 과거의 모습까지 소환한다. 당시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목을 잡는 나약한 중심부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 스타일은 화려했으나 실속은 부족했다. 하지만 2026년의 아스날은 그때와는 분명 달라 보인다.

 

 

 

현재의 아스날에 대해 던져야 할 정당한 질문은 그들이 실력이 있는지, 혹은 우승을 확정 지을 정신력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오히려 "명나라 자기"를 다루는 듯한 지금의 신중한 접근 방식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다. 4시즌 전 아스날을 다룬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에서 아르테타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했던 말들을 복기해 보면, 당시에는 외데고르와 사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창의적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과연 지금도 그러한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가? 최근의 모습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최근 아스날은 우승을 다투는 팀의 공격진이 보여주어야 할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억눌린 모습이다. 물론 맨유전 패배는 마르틴 수비멘디의 이례적인 실수와 상대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두 방에 의한 결과였다. 하지만 경기를 다시 분석해 보면 정작 눈에 띄는 대목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넣은 직후 아스날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점이다. 그 시점까지 경기를 압도하던 아스날은 상대가 역습의 기미를 보이자마자 벵거 감독의 표현을 빌려 핸드브레이크를 채운 것같은 운영을 시작했다.

 

 

 

축구는 선거 운동이 아니다. 축구에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아스날이 가장 위력적이었던 순간은 맨유전 초반 30, 그리고 2주 전 리버풀과의 0-0 무승부 당시 초반 20분 동안 보여준 모습이었다. 당시 아스날은 템포를 높게 유지하고 풀백들을 전진시켰으며, 외데고르와 사카, 트로사르에게 공을 전달해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두 경기 모두 아스날의 의도대로 흘러갔으나, 상대의 첫 번째 역습을 마주한 순간 아스날은 주도권을 내어주었고 다시는 이를 되찾아오지 못했다.

 

 

 

이러한 순간에 팀과 관중을 엄습하는 불안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다. 제임스 맥니콜라스는 아스날의 우승 도전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아스날 자신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승 경쟁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인 입스(yips)’는 실재하며,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현재의 선수단은 2시즌 전 우승 경쟁의 압박을 훌륭하게 견뎌냈던 집단이기도 하다. 당시 그들은 마지막 18경기에서 16 1 1패를 기록하며 54골을 몰아친 바 있다.

 

 

 

당시 아스날의 불운은 2018-19시즌과 2021-22시즌의 리버풀처럼, 라이벌에게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맨체스터 시티라는 거대한 장벽을 만났다는 점이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마르틴 외데고르는 모험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아스날의 중심에 있었다

 

 

2023-24시즌 외데고르와 사카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전술로 우승 문턱까지 갔던 아스날이 이토록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전보다 덜 확장적이고 위험 감수를 꺼리는 모습이다. 모든 팀에게 유용한 무기인 세트피스를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가장 신뢰할 만한 주무기로 키워냈다. 최상위권 팀이 이 정도로 세트피스에 능한 모습도 보기 드물지만, 반대로 최근 이 정도로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득점이 저조한 상위권 팀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면에서 이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시대정신(Zeitgeist)”을 반영한다. 리그 전체적으로 득점이 줄어들고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로우 블록 수비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최근 수비 시 보여주는 전술적 정교함과 엄격함은 2년 전보다 훨씬 강화되었다. 수비를 허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고려할 때, 주위의 평가와는 별개로 현재 아스날이 순위표에서 보여주는 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시스템 때문이든 팀 내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이든, 외데고르, 사카, 트로사르, 마르티넬리, 그리고 에베레치 에제 같은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억눌린 상황에서 아스날이 과연 기회를 극대화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는 아스날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세트피스만이 유일한 타개책처럼 보일 정도였다. 결국 후반 38, 코너킥 상황에서 미켈 메리노가 동점골을 밀어 넣었다. 그러나 승점을 위해 추격하던 상황에서 아스날이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을 준비하며 소요한 시간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었다. 각각 46, 42, 62, 44, 38, 63, 36, 40, 51, 32, 35초가 소요되었으며, 공교롭게도 메리노의 골은 32초가 걸린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스로인 상황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두 차례 매우 빠른 스로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 공격 의지가 잦아들자 스로인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하기 시작했는데, 교체 투입된 벤 화이트가 대표적이었다. 결국 공격의 위협은 사라졌다. 아르테타 감독은 후반전 내내 맨유의 센느 라먼스 골키퍼가 시간을 끈다며 자신의 시계를 가리켰지만, 정작 아스날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소모한 시간에 비하면 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PL 우승 노리는 아스날의 저위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걸까?
미켈 메리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막판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경기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코너킥과 프리킥이 아스날의 강력한 무기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잦은 경기 중단은 득점이 간절한 팀이나 우승을 노리는 팀이 대개 지향하는 높은 에너지 축구의 흐름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미학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번 시즌보다 골이 더 귀하고 세트피스 의존도가 높았던 프리미어리그의 황금기를 회상하며 향수에 젖어 있는 스콜스나 그 세대 평론가들의 인정을 받기 위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승이며, 아스날이 현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톤 빌라로부터 올 수 있는 어떠한 도전도 뿌리치고 우승 확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아스날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강조점의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앞으로 몇 달간 즐거움을 느끼며 플레이하라고 말했으며, “이것이 우리의 마음가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팬들에게도 이 여정은 인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즐겨야 할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다시 한번 명나라 자기의 비유가 떠오른다. 단 한 번의 실수나 예상치 못한 움직임 하나가 모든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리트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실수의 결과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은 매우 중대한 과업이지만, 지나친 모험과 과도한 신중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아스날의 패권 탈환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그들은 결단력 있고 자신감 있게 이를 쟁취해야 한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7004051/2026/01/30/arsenal-mikel-arteta-risk-odegaar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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