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앤서니 고든이 말한 'UCL과 PL의 차이'는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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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막을 내린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리그 단계 피날레는 그야말로 파격적이고 극적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희미해질 정도였죠. 같은 밤 열린 다른 17경기가 불과 몇 분 전에 모두 종료된 시점, 벤피카는 원정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3-2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벤피카는 16강 진출권이 주어지는 마지막 자리인 24위에 턱걸이하기 위해 반드시 한 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까지 공격에 가담했습니다. 그는 프레드릭 아우르스네스의 프리킥을 받아 헤더 골을 성공시켰고, 이 골은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광란의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했던 리그 단계의 마무리에 걸맞은 피날레였습니다. 총 126경기 동안 무려 426골이 터졌는데, 이는 경기당 평균 3.39골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벤피카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긴 했지만, 사실 이번 대회 전체의 상위권 흐름을 주도한 것은 36개 참가 팀 중 6개를 차지한 잉글랜드 클럽들이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하면, 이 6개 팀 모두가 자국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보다 유럽 무대에서 더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2025-26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2.77골로,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훨씬 더 소모적이고 빡빡한 흐름을 보입니다.
챔피언스리그 공격 포인트 순위에서 킬리안 음바페에 이어 공동 2위(8개)를 기록 중인 뉴캐슬의 공격수 앤서니 고든은 이러한 차이가 두 대회의 스타일적 차이에서 온다고 설명합니다.
고든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챔피언스리그 팀들은 훨씬 더 개방적입니다. 모든 팀이 맞불을 놓으며 경기를 하려고 하죠. 공수 전환(트랜지션)도 덜 일어납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본 것 중 가장 피지컬적인 리그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든의 이런 체감은 실제 데이터와도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시퀀스당 평균 3.7회의 패스가 오가며 프리미어리그(3.4회)보다 더 활발한 볼 순환을 보여줍니다. 또한 공이 지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고, 소위 '뻥축구'라 불리는 롱볼의 비중은 10.4%로 프리미어리그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낮습니다.
공수 전환에 대한 고든의 지적도 유효합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경기당 평균 12.1회의 역습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의 12.3회보다 소폭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수치상의 차이는 언뜻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는 고든이 왜 그렇게 큰 온도 차를 느끼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실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참여하는 경기 자체가 챔피언스리그를 덜 직선적인(Direct) 성격으로 만드는 핵심 동력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잉글랜드 팀이 포함된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를 나누어 보면, 잉글랜드 팀이 낀 경기들이 대부분의 지표에서 훨씬 덜 직선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경기당 롱볼 횟수만 봐도 6회 정도 더 적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6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유럽 대회를 위해 자신들의 본래 스타일을 완전히 뜯어고친 것은 아닙니다.
통계 차트를 보면 각 팀의 국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의 '시퀀스당 패스 횟수'와 '직선적 속도'(공이 전방으로 이동하는 속도)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아스널은 유럽에서 약간 더 직선적으로 변했고, 뉴캐슬은 패스 횟수가 줄었습니다. 반면 토트넘 홋스퍼, 첼시, 그리고 맨시티는 유럽 무대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며 좀 더 인내심 있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리버풀의 접근 방식은 두 대회 모두 거의 동일합니다.
결국 잉글랜드 팀들은 자신들의 전술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럽 무대에서 가장 시원시원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가 단순히 '치고 달리기(kick-and-rush)' 식의 투박한 축구로 퇴보하고 있다는 일각의 시각이 과장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더 직선적이고 피지컬적인 스타일로 흐르는 경향이 있지만, 상위권 팀들은 여전히 세계에서 경기를 장악하고 지배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팀들입니다.
오히려 지금의 프리미어리그는 탄탄한 기술적 기본기 위에 강한 피지컬적 강도를 결합한 형태입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팀들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모습은, 유럽의 다른 팀들이 이러한 '기술과 힘의 강력한 조합'에 대응하는 데 얼마나 애를 먹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열흘 전 산 시로에서 아스널에 1-3으로 패한 인테르의 크리스티안 키부 감독은 "아스널은 강도와 기술, 속도를 모두 갖췄습니다. 공간을 완벽하게 점유했고, 아주 빠르고 강하게 라인을 공략했습니다. 세컨드 볼 싸움은 물론 모든 경합 상황에서 그들은 무섭게 달려들었습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스널이 국내 리그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팀들이 이러한 템포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적·피지컬적 준비가 훨씬 더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내 리그 경기는 더 팽팽하고 저득점 양상으로 흐르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재미'와 '수준'을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지난 7시즌 중 6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보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높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데스리가의 기술적 수준이 프리미어리그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의 골 잔치는 이 대회의 '불균형한 전력 차이'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Opta의 전력 분석 모델에 따르면, 챔스 본선 36개 팀 중 10개 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강등권인 18위에 머물고 있는 웨스트햄보다도 전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약팀들의 수비적 취약성은 지난 수요일 리버풀이 아제르바이잔의 카라바흐를 6-0으로 완파한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한편, 고든이 언급한 '프리미어리그의 세트피스 의존도'는 데이터상으로 더욱 확실하게 증명됩니다.
대회별 득점 유형을 분석해 보면, 프리미어리그는 코너킥 득점 비중이 18%로 챔피언스리그(13%)보다 높습니다. 특히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롱 스로인입니다. 롱 스로인 득점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1%에 불과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역대 최고치인 4%에 달합니다. 롱 스로인을 준비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경기 흐름을 늦춥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공격 지역 스로인의 31%가 롱 스로인으로 연결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 수치가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적 발전은 결코 '고립된 현상'이 아닙니다. 만약 롱 스로인이 계속해서 실질적인 승리를 가져다준다면, 유럽 대륙의 다른 팀들도 결국 잉글랜드의 사례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 자체가 현재 프리미어리그가 보여주는 '피지컬과 기술의 조화'를 촉발시킨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2-13 시즌 준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강력한 에너지 축구가 기술은 정교하지만 피지컬이 약했던 바르셀로나를 7-0으로 짓밟았을 때, 이는 짧은 패스 위주의 '티키타카' 시대의 종말을 알리고 현대 축구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화시켰습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가 보여주는 세트피스 중심의 진화는 때로 '재미없는 축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수요일 밤 리스본에서 터진 그 극적인 프리킥 한 방이 이번 세대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짜릿한 순간을 선사했을 때, 그 누구도 그것이 세트피스였다는 이유로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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