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인터뷰] 우리가 사랑한 섀도우 스트라이커의 교과서, 베르캄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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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인터뷰] 우리가 사랑한 섀도우 스트라이커의 교과서, 베르캄프를 만나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60221/9512172737_340354_8ca89b39cc379f737e23eb87d3736e8f.jpeg.webp)
FIFA: FIFA 월드컵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데니스 베르캄프: 재밌게도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1978 월드컵 결승전이다. 그 경기에 대해 많은 기억이 남은 건 아니다. 당시 내가 워낙 어렸다. 아마 그때 나는 아홉 살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절 축구는 TV로 자주 볼 수 없는 존재였다. 그렇지만 당연히 월드컵은 TV로 볼 수 있었다. 그때 우리 부모님이 경기를 보라면서 나를 깨웠었다
여전히 그때의 몇몇 장면이 기억 난다. 당연히 시간이 지난 후 당시 결승전 관련 영상을 정말 많이 봤다. 그때가 내가 가진 월드컵에 대한 첫 번째 추억이다. 환상적인 기억일 수밖에 없다. 가장 높은 무대에 네덜란드가 올라가서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특별했다. 결과? 그때 나는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다. TV를 통해 보인 축구의 이미지,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규모, 빅매치, 결승전이라는 점이 내 기억에 남는다.
네덜란드를 대표해 두 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출전한 두 차례의 월드컵이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아마 월드컵은 선수에게 가장 큰 무대일 것이다. 나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리그로 꼽힌 이탈리아, 잉글랜드에서도 뛰어봤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뛰는 건 언제나 무언가 특별함이 있다. 특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드컵은 가장 레벨이 높은 무대다. 월드컵에서 뛴다는 건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긴장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건 좋은 긴장감이다. 이 또한 월드컵의 일부가 되는 것이며 그곳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정말 특별하다.
월드컵에 가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대회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 경험은 대회가 끝난 후에도 이어진다.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자만하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동력을 얻게 된다. 스텝업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되는 것이다.
1994 미국 월드컵이 당신의 첫 월드컵이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브라질과의 전설적인 8강 승부 끝에 탈락했다. 미국 월드컵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대회 기간 내내 정말 모든 걸 즐겼다. 앞서 스웨덴에서 열린 유로 1992에 출전했다. 그곳에서는 모든 게 가까웠다. 이동거리도 적었고, 모든 장소가 촘촘하게 붙어 있었다. 그런데 1994 월드컵이 열린 미국은 모든 게 훨씬 더 컸다.
아마 그 당시 축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가 아니었겠지만, 월드컵이 열린 기간 만큼은 마치 축구가 그곳에서 가장 큰 스포츠인 것 같았다. 미국에는 워낙 시장이 큰 스포츠가 많아 실질적으로 축구가 거기서 얼마나 클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MLS는 지금 훨씬 더 커졌다. 많은 부분에서 축구가 미국에서도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안 좋은 기억은 당연히 브라질전 패배였다. 그러나 대회 전체는 전반적으로 내게 매우 즐거웠다.
외부에서 볼 때 당시 네덜란드는 분명한 우승후보였다. 팀 내부도 그런 분위기였다.
맞다. 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었다. 조직적으로도 강했다. 기술적인 선수, 힘이 좋은 선수, 경험이 많은 선수, 어린 선수 등의 조화가 좋았다. 균형이 잘 잡힌 팀이었다. 브라질은 빅팀이었고, 정말 강했다. 우리도 그 정도의 팀이었다. 그 경기에서 우리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어느 팀이 이겼어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
그런 팀을 8강에서 만났다는 게 유감이었다. 그런 팀은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나는 게 낫다. 이후 브라질은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로부터 4년 뒤, 네덜란드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이때 팀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
우리는 정말, 정말 좋은 팀이었다. 어쩌면 네덜란드 역대 최고의 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시작점은 정말 안 좋았던 유로 1996이었다. 당시 유로는 우리에게 재앙이었다. 그때부터 우리가 무언가 만들기 시작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명확한 계획과 함께 시작된 일이다. 우리가 집중하고자 한 건 딱 하나였다. 월드컵 우승. 우리에게는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당시 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던 중 당한 부상을 안고 월드컵을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몸상태가 좋아졌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 골은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때 우리 팀 전체가 했던 생각은 "그래, 우리가 우승한다"였다. 아무래도 4강에서는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필요했던 무언가가 조금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우승에 정말 근접했었다.
그때도 4강에서 만난 팀은 브라질이었다.
맞다. 또 브라질이었다. 그렇게 졌다는 게 실망스러웠지만, 우리 스스로를 탓할 수도 없었다. 내 생각에는 그때 모두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경기력이나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선수는 없었다. 우리는 대회 기간 중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환상적인 환경이었고, 정말 훌륭한 무대였다.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정점을 찍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페널티 킥이 우리의 덜미를 잡았다. 그때 우리는 우리가 조금 더 강하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결승에 갔어야 했다고 봤다. 그 정도 무대에서는 운이 많은 걸 결정할 때도 있다. 상대가 확실하게 우리보다 강했다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 정도로 차이가 근소했다거나 운이 안 좋았다면, 정말 화가 나는 게 사실이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은 당신이 아르헨티나를 상대한 8강전에서 터뜨린 골로 수많은 축구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하다. 베르캄프 본인에게 당시 아르헨티나전 골은 커리어 최고의 골인가?
맞다. 나는 골의 중요성을 볼 때, 나만을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본다. 어떤 무대에서 나온 골인지도 봐야 한다. 어떤 경기에서 골이 나왔는지도 봐야 한다. 상대가 누구였는지도 봐야 하고, 그 당시 경기 상황도 봐야 한다.
그런 모든 요인을 고려할 때, 나는 커리어를 만들어가며 좋은 골을 여러 차례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월드컵 8강에서 빅팀을 상대로 그런 순간 그 정도의 골을 넣었으니 나 또한 이를 가장 마음에 드는 골로 꼽고 싶다.
네덜란드는 당신이 은퇴한 후에도 월드컵 준우승, 3위를 한 차례씩 차지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운일까?
아니다. 절대 운만이 이유일 수는 없다. 우리는 작은 나라다. 그러나 우리는 꾸준하게 해외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최고 수준의 선수를 배출한다. 우리는 이를 자라스러워 해야 한다.
그러나 팀 전체의 관점으로 봤을 때 무언가를 끝까지 해야 한다는 의지가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다섯 차례의 메이저 대회에 출전했고, 이 중 네 번을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했다. 승부차기는 운이 좌우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로 반복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 수도 있다. 멘탈리티가 이유일 수도 있다. 경기를 끝내버리는 마지막 스텝을 밟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작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는 네덜란드가 자랑스럽나? 아니면 이제는 우승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나?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우리가 더 했어야 한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상황을 분석하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우리는 작은 나라지만, 정말 많은 좋은 선수를 배출하며 국제대회 결승전이나 4강에 진출한다.
운동선수, 축구선수로서 당연히 우승을 하고 싶다. 지금도 네덜란드의 우승을 바라고 있다. 이런 경기, 그리고 승부차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과거 함께 활약한 로날드 쿠만 감독이 네덜란드를 이끌고 월드컵에 나선다. 희망적으로 전망하고 있나?
지금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쿠만 감독을 잘 안다. 그는 좋은 감독이다. 그는 선수에게 많은 자신감과 믿음을 준다.
네덜란드는 모두가 꼽는 최고의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매우 강한 아웃사이더다. 우승까지 할 수 있는 다크호스다. 선수들의 몸상태고 올라오고, 경기력이 유지된다면 특별한 서오가를 낼 수 있다.
네덜란드에 대한 우려는 언제나 그랬듯이 선수층이다. 토너먼트에서는 11명만 필요한 게 아니다. 16명, 어쩌면 20명이나 그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다른 팀들은 강한 전력을 유지할 라인업을 두세 개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게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건 소속팀에서 긴 시즌을 마친 선수들이 여전히 좋은 몸상태를 유지할지에 달려 있다. 이 부분이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