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축구계의 수면제 오남용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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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축구계의 수면제 오남용 문제](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60130/9437906505_340354_1d4a403bd8c777c98d6bce7147d6d64e.png.webp)
"정말 미친 것 같은 6개월이었다. 사용량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필름이 완전히 끊겨서,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 사람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전화로 온갖 미친 소리를 늘어놓고는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사람과 통화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곤 했다."
리그 투의 크루 알렉산드라의 공격수 오마르 보글은 지난해 수면제와 진통제에 중독되었던 공포스러운 순간을 디 애슬레틱에 털어놓았다.
그가 처음 약에 손을 댄 것은 2024년 여름 프리시즌 중 등 골절 부상을 당한 이후였다. 보글은 당시 통증이 생애 최악이었다고 회상했다. 극심한 고통으로 잠을 이룰 수 없게 되자 수면제를 찾았고, 처음에는 진통제와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곧 약이 주는 그 '기분'에 집착하게 된다. 약을 먹으면 행복감이 느껴지고 몸이 이완된다. 그 느낌에 중독되는 것이다. 마음이 무뎌지고 아무 생각도,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효과는 떨어졌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서너 시간 만에 잠에서 깨는 단계에 이르렀다. 보글은 약 복용 한 달 만에 자신이 의존 상태임을 깨달았고, 2025년 1월부터는 복용량이 위험한 수준으로 급증했다.
"내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몰랐다. 하룻밤에 18~19알씩 삼킨다는 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의사에게 처방받은 것도 아니었고, 외부에서 구했다."
"원래 내 삶에는 매일 싸워야 하는 나만의 악마들이 있었다. 약물은 그것을 증폭시켰을 뿐이다. 생각도 감정도 없는 라라랜드에 있는 기분이었다. 약은 내 친구인 척하다가 어느 순간 등을 돌린다. 약 기운이 떨어질 때의 고통은 말도 안 됐고, 복용량이 너무 많아 늘 진정 상태에 절어 있었다."
결국 수면제 중독은 보글의 가족 관계를 망쳤고 그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는 점점 폐쇄적으로 변했고, 술과 파티에 빠지는 등 돌발 행동을 일삼았다. 제대로 된 회복 수면을 취하지 못하니 부상이 잦아졌고 시즌 내내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불과 31세의 나이에 경기력이 너무 떨어져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축구가 너무 어려워졌다. 공을 컨트롤하고, 경합을 이겨내고, 침투하는 기본조차 힘들었다.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지만 그게 약 때문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이전트의 권유로 지난 7월 재활원에 들어갔고, 11월에야 완치되어 슈루즈버리 타운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그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축구계 전반에 퍼진 어두운 그림자
보글의 이야기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이달 초,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존조 셸비는 터키 생활 중 느낀 외로움 때문에 수면제에 중독되었으며, 이것이 자녀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전 맨유 미드필더 대런 깁슨 역시 하룻밤에 12~14알씩 복용할 정도로 심각한 중독을 겪었다. 아스널의 크리스티안 뇌르고르는 덴마크 브뢴뷔 시절, 경기 전날 숙면을 취해 경기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다 고생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2023년, 델리 알리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수면제에 중독되었다고 고백해 충격을 주었다. 그는 "쉬는 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약을 먹고 현실에서 도망치려 했다. 처음에는 의사가 처방해 줬지만 곧 그 이상의 문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수면제는 세계반도핑기구의 금지 약물 목록에 없어 선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중독성을 경고한다. 수면 전문가 제임스 윌슨은 "대부분의 클럽에 수면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선수가 최소 3~4명은 있다. 어떤 클럽은 사탕처럼 나눠준다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전 노샘프턴 타운 수비수 라이언 크레스웰은 이 문제가 축구계에 "만연해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무릎 부상 이후 진통제, 수면제, 알코올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 '바닥'을 쳤다고 고백했다. 특히 처방 수면제인 조피클론이 가장 위험했다고 꼽았다.
"수면제를 처음 먹고 8시간 동안 푹 자고 나면 '와' 하고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중독의 본성은 더 많은 것을 갈구하게 만든다. 결국 필름이 끊긴 상태로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건 일종의 정신병 증세와 같다. 환각과 환청이 들리기도 한다. 정말 위험한 물질이다."
그는 많은 어린 프로 선수들이 중독 사실을 부정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보복이나 비판이 두려워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왜 축구선수들이 취약한가?
축구선수들이 수면제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살인적인 일정과 이동 시간때문이다. 전 토트넘 의료팀장 제프 스콧은 "선수들은 주중 유럽 대항전과 주말 리그 경기를 치르며 엄청난 자극(아드레날린, 카페인 등)에 노출된다. 경기가 끝난 후 뇌를 끄고 잠드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수면제를 쉬운 해결책으로 여기게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면제는 실제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수면제가 선수를 '기절'시킬 뿐, 근육과 뇌를 회복시키는 양질의 수면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뇌르고르를 도왔던 전문가 안나 웨스트는 "수면제가 약속하는 8시간보다 자연적인 4시간의 수면이 회복에는 더 낫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면제의 성분은 다음 날 훈련이나 경기 중에도 몸에 남아있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부상 위험을 높인다. 보글이 겪었던 잦은 부상이 바로 그 증거다.
한편, 잉글랜드의 PFA는 선수들이 약물에 의존하기 전에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 무료로 재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재활을 마친 보글은 이제 다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약이 얼마나 강력한지, 얼마나 쉽게 중독될 수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 만약 중독된 상태라면 반드시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아라. 약물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 먼저 말하는 것이 도움을 받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85266/2026/01/30/football-sleeping-pills-probl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