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301일 고통의 시간, 그리고 복귀 후 펼쳐질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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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다시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자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국 프리시즌 투어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동료들과 가까이 지내고 후벵 아모림 감독의 전술 지시를 직접 듣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가길 원했다.
마르티네스는 시카고에서 재활을 이어 갔다. 현지 MLS 클럽인 시카고 파이어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시설을 주로 이용했지만, 맨유 물리치료사 이브라힘 케렘과 함께 개인 피트니스 훈련만 소화해야 했다. 그래도 그와 함께해 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아모림은 그날 팀의 메인 훈련 세션을 이끈 뒤에도 30도에 달하는 더위 속에서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마르티네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짜인 러닝 훈련에 동행하곤 했다. 이른바 ‘박스 러닝’으로, 긴 전력 질주 뒤 짧은 조깅을 이어 가는 패턴을 여러 차례 반복해 총 약 3km를 소화하는 훈련이었다.
마르티네스를 포함해 맨유에 몇 년째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는, 2022-23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브렌트포드 원정에서 0-4로 패한 다음 날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13.8km를 달렸던 장면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다만 그때는 일종의 징벌에 가까웠던 반면, 이번에는 아모림이 연대감을 보여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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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벵 아모림 감독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마르티네스와 연대감을 보여 주고자 했다
재활은 부상 선수들에게 외로운 과정이 될 수 있고,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18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두 번째 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발등뼈 골절을 이미 겪은 마르티네스에게는, 동료들이 훈련 경기에서 즐겁게 뛰며 골을 넣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 시점에 마르티네스는 이미 일부 공 훈련을 소화하며 여러 동작을 통해 무릎 근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인 만큼, 그는 러닝에만 거의 전념하는 상황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모림은 휴식을 위해 실내로 들어가기보다 끝까지 마르티네스와 함께 그라운드에 남았다.
마르티네스는 아모림이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이자 성격을 지녔다. 27세인 그가 치료실 신세를 지고 있는 동안에도 맨유의 6인 리더십 그룹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이를 보여 준다. 캐링턴에서 마르티네스는 자신이 보기에는 최고 수준에 못 미친다고 느껴지는 상황을 보게 되면 날카롭게 반응하는 편인데, 이는 좋지 않은 경기력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내거나 가차 없는 비판을 쏟아낸 아모림의 성향에도 어필한다.
마르티네스는 자신이 선배 프로 선수들의 영역이라고 판단하는 공간에서 젊은 선수들을 물러나게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날 선 태도가 주변을 바짝 긴장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는 지난여름에는 월드컵 동료인 에미 마르티네스를 아스톤 빌라에서 데려오자고 구단 수뇌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어느 정도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난 3월 딸아이 오로라의 아버지가 된 영향도 부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번 재활 기간은 이전과는 다른 시간이었다. 아이를 갖게 된 일이 그의 성급함을 덜어 주고, 보다 여유 있는 태도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활에서는 이전과 달리, 그는 고국 아르헨티나보다 맨체스터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는 301일 만에 복귀한 일요일 경기 초반, 곧바로 거친 태클에 몸을 던졌다. 그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스마일라 사르에게서 공을 빼앗으려다 다리를 뻗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고, 이번 일요일의 태클은 지난 시즌 셀허스트 파크와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보였던 비슷한 수준의 공격적인 장면들을 떠올리게 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301일 고통의 시간, 그리고 복귀 후 펼쳐질 일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204/9239635195_340354_a5370983e74c2b3e122ef1c8b5dd61b2.png)
마르티네스가 지난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경기 도중 심각한 무릎 부상을 입는 장면
마르티네스는 1월 풀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는데, 그보다 21일 전 리버풀과의 무승부 경기에서는 강력한 슈팅을 골문 상단으로 꽂아 넣었다. 당시 마르티네스는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는 스리백의 왼쪽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전진 빌드업을 이끌었고, 상대 진영 깊숙이 침투하는 움직임도 선보였다.
지금 그 역할은 루크 쇼가 맡고 있고, 아모림 감독이 마르티네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에도 그가 곧바로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보장할 생각은 없었다. 아모림 감독은 이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우리는 팀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해야 한다. 너희는 일주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게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11명의 선수만 보유하게 된다. 경기를 뛰지 못해 화가 날 것이다. 뛸 수 있는 선수는 11명이고, 나머지는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모림 감독은 이어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축복이다. 누구를 쓸지 고르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리차는 강한 성격을 지닌 선수다. 나는 그가 1년을 쉬었기 때문에 지금은 모든 것을 정말, 정말 빨리 이루고 싶어 한다고 느끼고 있고, 그런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 그 부상을 겪고 난 뒤에는 우리가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설명해 줘야 한다. 하지만 그는 준비를 갖춰 가고 있고, 스스로 몸 상태도 매우 강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팀이 더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도울 수 있는 또 한 명의 선수이기 때문에, 현재 리차에게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때 마르티네스는 더 일찍 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길 원하지 않았고, 그렇게 인내의 시간을 보냈음에도 전방십자인대(ACL) 부상에서 10개월 만에 돌아온 것은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빠른 복귀에 속한다. 그는 매치 핏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지만, 테스트에서 최고 시속 33.8km를 기록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 주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일요일 맨유가 크리스탈 팰리스를 꺾은 뒤 인스타그램에 "가장 사랑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고, 이렇게 아주 중요한 승리와 함께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방식은 없었다"고 적었다.
마르티네스는 이어 "그 시간들은 고통과 불확실성, 괴로움, 균형이 무너진 나날의 연속이었다. 에너지가 바닥났지만 나를 꺾지는 못했다. 가족과 친구들, 팀 동료들, 팬들, 구단과 대표팀 덕분에 내 마음을 다시 충전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모두에게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나이티드가 그동안 잃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가 돌아온 뒤 팀의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일요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승리 후 MUTV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가 아주 오랜 시간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기 때문에, 본인에게도 다시 팀에 합류해 경기를 뛰는 이 감각을 되찾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이어 “우리는 그가 뛰지 못하는 동안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가 돌아왔고, 이제 팀 내에 아주 큰 퀄리티를 지닌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복귀가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마르티네스는 2022년 여름 아약스로부터 이적해 올 때만 해도 175cm의 신장을 둘러싼 우려를 떨쳐 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센터백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뛰어난 타이밍과 집중된 공격성을 태클에 결합한, 집요하고 프론트풋 성향의 수비수다. 여기에 후방에서 전진 패스를 넣는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그는 수비와 공격 양 측면에서 여러 팀에 자산이 되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마르티네스는 과거 유나이티드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쳐 왔다. 그는 앞으로도 다시 그런 뛰어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마르티네스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12분간 교체로 나와 후벵 아모림 감독이 쓰는 스리백의 왼쪽에 배치됐다. 전진 패스를 넣고 1대1에서 태클을 시도하는 독특한 기량을 감안하면, 이 포지션이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자리일 가능성이 크며, 그는 유나이티드가 자기 페널티 박스 근처를 수비하는 능력을 분명히 끌어올려 줄 것이다.
그는 아약스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한적인 경험을 쌓은 바 있지만, 아모림 감독은 맨유가 에버튼에 0-1로 패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를 그 역할로 쓰는 것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모림 감독은 “똑똑하고 지능적인 선수라면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그 자리(수비형 미드필더)는 그에게 맞는 포지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역할을 소화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그 포지션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지 않다. 비상 상황에서는 뛸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아모림 감독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아마도 마르티네스를 활용해 팀의 빌드업 패턴 초반을 다변화하는 방안일 수 있다.
지난 시즌 맨유에서 라인브레이킹 패스를 가장 많이 넣은 선수는 마르티네스와 요로였다
90분당 라인브레이킹 패스 / 프리미어리그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마르티네스가 풀핏이 되면, 그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전진 패서 중 한 명으로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어깨 움직임으로 상대 압박을 살짝 흘려내고, 왼발로 정교한 패스를 찔러 넣어 라인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림 감독과 코치진이 의지만 가진다면, 유나이티드의 후방 빌드업 구조 중 일부를 마르티네스를 통해 전개하도록 설계해, 골키퍼 센느 라먼스가 중앙 미드필드 쪽으로 보내는 롱패스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그의 앞쪽에서 움직이는 파트리크 도르구, 디오구 달로, 그리고 필요하다면 왼쪽 윙백으로 나서는 루크 쇼의 움직임까지 더해지면, 팀은 오른쪽 못지않게 왼쪽 측면에서도 위력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 마르티네스의 2024-25시즌 출전 시간은 줄었지만, 그는 여전히 박스 양쪽에서 아모림 감독이 쓰는 와이드 센터백으로 가능성을 보여 줬다. 특히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그 강점이 두드러졌다.
다만 마르티네스를 이와 같이 기용할 때 단점 역시 존재한다. 이전 시즌들에서는 그가 측면으로 끌려 나가 빠른 공격수들을 상대로 수비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는 장면이 있었다. 2022-23시즌 리버풀전 0-7 패배에서는, 마르티네스가 모하메드 살라를 상대할 때 고전했고, 이로 인해 그가 풀백처럼 수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했다.
2024년 10월 브렌트포드전 승리 당시, 텐 하흐 감독은 브라이언 음부모를 막기 위해 마르티네스를 전통적인 왼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마르티네스는 경기 내내 음부모와 밀착해 그가 등을 지고 돌아서거나, 라인 쪽으로 드리블을 시도할 여지를 철저히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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